담임목사 칼럼
엽란(葉蘭)을 날려라
막강했던 스페인 제국의 멸망에 대하여 역사가들은 신앙과 물질의 문제를 들고 있습니다. 흔히 콜럼버스 (Columbus), 코르테즈 (Cortez), 피사로 (Pizarro) 등이 신세계를 탐험한 이유는 기독교 전파에 있다고 말해집니다. 하지만 일부 역사가들은 그들의 진짜 목적은 황금에 있었다고 지적합니다. 다시 말하면 스페인이 오랫동안 지니고 있던 하나님께 대한 사랑이 황금에 대한 욕심으로 퇴색하여 나라를 멸망케 하는 이유가 되었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한가지 예로, 피사로는 잉카 제국을 침략하고 아타활라(Atahuala) 왕을 인질로 하여 잉카 국민에게 위협하기를, 방에 7피트 높이로 황금을 채우면 왕을 놓아주겠다고 하였습니다. 잉카 사람들은 그가 요구한 만큼의 황금을 전국적으로 공출하여 바쳤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황금을 받고는 약속을 어기고 아타활라 왕을 불법으로 재판하여 사형에 처하였습니다. 처형의 이유는 아타활라 왕이 황금을 신으로 숭배하는 이교도라는 죄목이었습니다. 왕은 풍습대로 화형을 받았는데 불에 타 죽으면 지옥에 간다는 전설 때문에 그는 죽기 전에 세례를 받고 기독교에 입신(入信)한 후 처형을 받았다고 합니다. 참으로 아이러니컬(ironical)한 스페인의 죄악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조지 오웰이 1936년에 발표한, 런던의 빈곤을 그린 소설 ‘엽란을 날려라 (Keep the Aspidistra Flying)’에서 주인공 고든 콤스톡은 고린도 전서 13장의 사랑에 대한 구절을 그 시대에 빗대어 이렇게 인용했습니다. “내가 인간의 여러 언어를 말하고 천사의 말까지 한다 할지라도 돈이 없으면 나는 울리는 징과 요란한 꽹과리와 다를 것이 없고 내가 하나님의 말씀을 받아 예언할 수 있어 온갖 신비를 환히 꿰뚫어 보고 모든 지식을 가졌다 할지라도 돈이 없으면 내가 아무 것도 아니요... 그런즉 믿음과 소망과 사랑과 돈, 이 네 가지는 항상 있을 것인데 그중에 제일은 돈이라”
오늘날도 그때와 비슷합니다. 현대인들은 돈만 있으면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황금만능주의입니다. 돈으로는 행복을 결코 살 수 없고 무엇보다 천국을 살 수 없는데 말입니다. 돈을 사랑함이 일만 악의 뿌리가 됩니다 (딤전 6:10). 돈 때문에 도둑질하고 미워하고 죽입니다. 재물에 소망을 두지 말고 오직 우리에게 모든 것을 후히 주사 누리게 하시는 하나님께 소망을 두는 우리들이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딤전 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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