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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목사 칼럼

착한 거짓말
2025-05-19 22:38:45
이동관 목사
조회수   43

착한 거짓말

 

달 밝은 밤이 흐린 낮만 못하다,” “곯아도 젓국이 좋고 늙어도 영감이 좋다는 속담은 자식이 효자라도 속 썩이는 남편만 못하다는 뜻입니다.

 

미당 서 정주는 팔순 넘어 집에 스위스 목동이 부는 뿔피리를 갖다 두었습니다. 손님이 찾아와서 담소를 나누다가 마실 것 드릴까?” 물은 후에는 미당이 뿔피리를 집어 들어 힘껏 불면 아래층에서 그의 아내가 올라와서 묻습니다. “영감, 뭐 필요한 거 있수?” 미당은 겸연쩍게 웃으며 아내가 요즘 귀가 잘 들리지 않아서...”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그래도 시인(詩人) 부부는 대화가 잘 통했다고 합니다.

 

부부 세 쌍 중 한 쌍은 하루 30분도 대화를 나누지 않는다고 합니다. 대화 시간은 결혼 기간이 길수록 짧아집니다. 결혼 5년 미만 부부 중에 대화 시간이 10분이 안 된다고 답한 경우는 8%였지만 10년 넘은 부부에게선 15%로 뛰었습니다. 대화를 방해하는 것으론 늦은 귀가와 주말 근무가 첫째로 꼽혔고 TV와 스마트폰이 뒤를 이었습니다. 대화 주제도 자녀 문제가 40%를 넘었습니다. 부부 자신에 관한 얘기는 15%밖에 안 됐습니다.

 

시인 신 달자는 뇌졸중으로 쓰러진 남편을 20년 넘게 돌보다 떠나보냈습니다. 그는 종종 결혼 생활 특강에 나섭니다. “부부끼리는 말 안 해도 안다는 말은 틀렸다. 한 달에 한 번 부부끼리 감정을 풀 수 있는 날을 정해 대화하라고 권합니다.

 

우리는 OECD 회원국 중에 이혼율 1위입니다. 이혼한 다섯 쌍 중 한 쌍이 파경 이유로 대화 단절을 꼽습니다. 어떤 노부부는 사이가 틀어져 7년 동안 메모지로만 대화를 나누다 황혼 이혼을 했습니다. 부부 사이에 말이 끊기면 정()도 날아가기 마련입니다. 부부 상담 전문가들은 상대방 자존심을 깎는 표현을 하지 말라고 합니다. “당신은 항상...”이라는 말투도 피해야 합니다. 굳이 해야 하면 항상대신 가끔을 쓰는 게 낫습니다.

 

어떤 남편은 의아해할지 모르겠습니다. “하루에 대화를 30분 넘게 하는 부부도 있나. 무슨 할 말이 그렇게 많지?” 그런 남편이라면 부부 대화의 ‘1·2·3 법칙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1분 말하고 2분 듣고 3분 맞장구치라는 이야기입니다. 때론 못마땅해도 좋다,” “잘했다고 추임새를 넣기도 해야 합니다. 그런 걸 착한 거짓말이라고 합니다. 가족이라는 톱니바퀴가 잘 돌아가게 하는 언어의 윤활유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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